경상북도 북부에 위치한 안동.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를 거치며 유교 문화의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이 도시는 수많은 학자와 선비들을 배출했습니다. 종가 문화와 서원 문화가 발달하여 한국 전통의 정신적 가치를 잘 보존하고 있으며, 독립운동가들을 많이 배출하여 '독립운동의 성지'로도 불립니다.
현재 안동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을 비롯한 전통문화유산과 함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같은 세계적인 축제를 통해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동찜닭, 안동 간고등어 등 맛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하여 '맛의 고장'으로도 손꼽힙니다.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도시 '안동'. 과연 이 아름다운 이름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요? 그 이름 속에 담긴 의미와 함께 천년을 이어온 안동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소재
안동은 대한민국 경상북도 북부에 위치한 시입니다. 경상북도의 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이자 낙동강 상류 유역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유교 문화의 중심지이자 독립운동의 요람으로서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를 간직해 온 곳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습니다.
명칭유래
경상북도 안동시. 한국의 정신문화 수도로 불리는 이 도시의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안동(安東)의 뜻
안동은 '편안할 안(安)'과 '동녘 동(東)' 자가 결합된 지명입니다. 이를 풀이하면 "동쪽을 편안하게 다스린다" 또는 "동쪽에 있는 편안한 고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름 자체에서부터 평화로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지명의 변천사
현재의 안동 지역은 오랜 역사 동안 여러 이름으로 불려 왔습니다.
- 신라 시대: 고타야군(古陀耶郡)
- 통일신라 경덕왕 시대: 영원군(永嘉郡)
- 고려 태조 이후: 안동부(安東府)
왕건과 고창 전투, 그리고 안동의 탄생
현재의 '안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데는 고려 태조 왕건과 관련된 극적인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고려 건국 초기, 왕건은 후삼국 통일을 위해 견훤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그 결정적인 순간이 바로 고창 전투(古昌戰鬪)였습니다. 이 전투가 펼쳐진 곳이 바로 현재의 안동 지역이었죠.
이 전투는 왕건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전 공산 전투에서의 참담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 패배 이후, 마침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 승리를 거둔 것이었습니다.
고창 전투의 승리에는 견훤에게 반기를 든 지역 호족들의 결정적인 도움이 있었습니다. 바로 김행(金行), 김선평(金宣平), 장정필(張正弼) 세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김행과 김선평은 신라 왕실의 방계 혈통이자 종친이었는데, 이들이 고려에 투항한 것은 견훤의 정통성을 크게 흔드는 사건이었습니다. 왕건은 김행에 대해 "정세를 밝게 판단하고 권도를 잘 취하였다(能炳幾達權)"라고 극찬하며, 그의 뛰어난 야전 지휘 능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고창 전투에서 승리한 왕건은 이로써 동방(동쪽) 지역을 완전히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역사적 승리를 기념하고, 동시에 이 지역이 앞으로도 평안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당시 영원군이었던 이곳을 '안동부(安東府)'로 승격시키며 '안동'이라는 이름을 하사했습니다.
또한 왕건은 자신을 도와 승리로 이끈 세 호족에게 삼태사(三太史)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내리고, 각각 새로운 성씨를 하사했습니다:
- 김행 → 안동 권씨(安東權氏)의 시조
- 김선평 → 안동 김씨(安東金氏)의 시조
- 장정필 → 안동 장씨(安東張氏)의 시조
이들은 훗날 고려의 공신에 봉해졌으며, 지금도 안동 지역에는 이들을 기리는 태사묘(太史廟)가 있어 매년 제사가 지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안동이라는 지명은 단순한 행정구역의 이름이 아니라, 한국사의 중요한 전환점과 함께 탄생한 역사적 산물인 것입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안동'이라는 이름에 담았던 염원은 천년의 세월을 거쳐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안동은 여전히 그 이름처럼 우리나라 동쪽에서 문화와 전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진정 평안한 고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안동에서 유명한 것들
안동을 방문한다면 꼭 경험하고 맛봐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한국의 전통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와 먹거리들을 소개합니다.
- 안동 하회마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마을입니다. 낙동강이 휘감아 도는 독특한 지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약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우러져 살아있는 민속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보인 하회탈과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하회별신굿탈놀이 공연을 직접 관람하며 마을의 깊은 정서를 느껴보는 것이 좋습니다.
- 도산서원 & 병산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된 곳으로, 학문을 숭상했던 선비들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퇴계 이황 선생을 모신 도산서원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단정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서애 류성룡 선생을 모신 병산서원은 낙동강을 바라보는 빼어난 건축미로 감탄을 자아냅니다. 조용히 서원을 거닐며 과거 선비들의 학문과 삶을 상상해 보세요.
- 월영교: 낙동강 위에 놓인 국내 최장 목조 인도교입니다. 길이 387m의 다리로, 특히 해가 진 후 켜지는 은은한 조명 덕분에 아름다운 야경 명소로 손꼽힙니다. 다리 중앙에 위치한 **월영정(月映亭)**에 앉아 달빛이 강물에 비치는 모습을 바라보면 잊지 못할 낭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안동국가유산야행 월영야행
달빛이 들려주는 안동의 국가유산 이야기, 안동국가유산야행, 월영야행, 행사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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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의 별미: 음식
- 안동찜닭: 간장 양념에 닭고기, 당면, 채소 등을 넣어 조리한 안동의 대표 음식입니다. 구시장 찜닭 골목에는 수많은 식당들이 모여 있어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매콤 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안동 간고등어: 염장하여 숙성시킨 고등어로,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안동이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어 소금을 넣어 운반하던 것에서 유래한 독특한 향토 음식입니다.
- 헛제삿밥: 밥 위에 나물, 탕국 등 제사에 쓰이는 음식들을 올리고 간장으로 비벼 먹는 독특한 음식입니다. 고추장 대신 간장을 사용해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며, 안동 양반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 안동소주: 안동은 안동소주로도 유명합니다. 7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증류식 소주로, 쌀을 주원료로 하여 정성스럽게 빚어냅니다. 45도에 달하는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목 넘김과 은은한 향이 특징입니다. 안동소주 박물관에서 그 역사와 제조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매년 가을, 안동을 뜨겁게 달구는 세계적인 축제입니다. 하회탈춤을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나라의 전통 탈춤 공연과 현대적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신명 나는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축제 도시' 안동의 진면목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방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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